◆ 정범구의 세상읽기

정 범구. 그는 이미 저명한 방송인이다. KBS2의 '정범구의 세상읽기'는 척박한 우리 사회의 토론문화의 새 장을 열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는 이미 '대통령후보 합동 TV토론'의 진행자로서 엄정한 '객관성'을 인정받았으며 잇단 개혁적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우리에게 친숙한 공인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마부르크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사다. 대학 강사와 민간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다, 1994년부터 기독교방송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을 진행하면서 방송공간을 통한 '시사평론'을 시도하고 있다. 방송등에서 언제나 남의 생각을 묻고 밝히는데 골몰해온 그가 이번에 사회평론집을 펴냈다. 역시 그답게 이책은 우리 정치와 사회, 언론의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치면서 직언을 아끼지 않는다. 어제와 오늘이 한치도 다르지 않은 '동어반복'의 정치현실, 날이 갈수록 국민을 정치적 무관심으로 몰아가는 선거판, 끊임없이 재현되는 '빨갱이사냥'과 같은 사회적 정신분열, 권력에 기생하며 또다른 권력의 아성으로 자리잡은 언론, 국가적 환란속에서 정쟁만을 일삼는 현실정치등 우리 사회 뿌리깊은 병폐들을 지적하면서, 그 대안을 뼈아프게 묻고 있다. 그가 이 책을 내는 까닭은 어려운 시대의 한 지식인이자 저널리스트로서 독자들과의 새로운 대화의 채널을 열고자 하는 시도일 것이리라.

정범구 지음 ★ 창작과비평사 ★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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