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저녁만찬

IMF 시대의 공포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실직과 파산, 그리고 그로 인한 가정의 파괴, 각 인간의 존재적 퇴행을 불러 일으키는 ‘사회적, 개인적 공포의 근원에 위치한다’고 말하고 싶다. '자음과모음’출판사에서 펴낸 작가 남주현씨의 공포소설 ‘저녁만찬’에 이에 대한 해답이 있다.
조악하고 억지뿐이던 통속 공포소설에 비해 사회적 공포의 근원과 다양한 모습등에 대한 탐구가 있어 이 소설은 우리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즉, 자신만의 독특한 장르로 공포소설을 개척해가며 기존의 ‘획일적’공포가 아니라 절묘한 반전을 통해 섬뜩하면서도 뇌리에 아련하게 남는 잔잔한 공포를 글 전반에 드러내고 있다는 것.
이 책은 ‘사회적’의미에서 공포와 ‘개인적’의미에서의 공포, 이 두가지 공포의 절정에서 끊임없이 인간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진정으로 인간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귀신이나 악령이 난무하기보다는 평범한 인간의 고독과 허무, 소외, 격리, 사회적 이기 등의 상황에 따라 드러나는 인간의 ‘야누스적 심리’에 대한 연구로 쉽게 넘길 만한 이야기를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우리 삶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는 것. 이와함께 너무나도 일상화된 일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살아가는 현대인의 무관심에서도 공포, 또는 그 무서움을 찾아낸다. 그래서 사회 상황에 의한 어쩔 수 없는 두려움과 절망, 그것이 인간의 가장 유약한 고리를 건드리는 것이 공포라는 점을 말해준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 남주현씨는 현재 PC통신 하이텔 ‘Summer’란의 대표적 작가중 한 명 으로, 발표될 때마다 수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인기 절정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김진호<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남주현 지음 ★ 자음과모음 ★ 각권 7,3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