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도서출판:신간소개]

◆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

《베 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은 제1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서정인이 5년만에 펴낸 창작소설집. 이 소설집에는 「베네치아에서 만난 사람」외에 「무자년의 가을 사흘」「잠적」「치과의사의 죽음」「생일」등 중·단편 4편이 실려 있다.
대사와 지문의 구분 없음, 화자의 모호함, 대화와 독백으로 이어지는 문체 등으로 대표되는 서정인 특유의 구어체 화법은 이번 소설집에서도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무자년의 가을 사흘」을 제외하고 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특별히 이야기의 줄거리가 없다. 그래서 서정인의 다른 소설들처럼 읽고 난후, 그의 소설이 궁극적으로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몇 페이지에 걸쳐 이어지는 대화는 자칫 긴장을 늦추고 읽다가는 어느 대화가 누구의 것인지 놓치기 일쑤이다.
그러나 “대화만큼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도 없다”는 작가의 말처럼 삶의 모습을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한다.
작가 서정인은 1936년 전남 순천生. 62년 「후송」이 사상계사 신인상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작품집으로는 「강」「가위」「철쭉제」「달궁」「봄꽃 가을열매」「붕어」등이 있다. 76년 한국문학 작가상, 83년 월탄문학상, 86년 한국문학 창작상, 95년 동서문학상, 98년 제1회 김동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민주<마이다스동아일보 기자>

서정인 지음 ★ 작가정신 ★ 7,000원 ★ 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