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미국이 싫다

얼 마전 '맞아죽을 각오를 하고 쓴 ∼한국비판'운운의 제목으로 책을 낸 일본인이 있었다. 그런데 이 책 '나는 미국이 싫다'는 저자가 입국을 거부당할 각오로 쓴 미국 그리고 미국인에 대한 비판서이다. 이 책은 저자의 "이유있는 편협"으로 미국의 장점을 의도적으로 배제한 채 썼다고 한다. 저자 김현아는 1964년 서울에서 출생, 83년 대입 학력고사에서 전국 수석을 차지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학교에서 연구원생활을 1년간 하였다. 지금은 서울대병원 류머티스 내과 외래교수와 전임의를 하고 있다. 짧은 미국생활속에서도 한국의 엘리트 여의사가 상류사회을 직접 체험, '세계 자유민주주의 수호국'이라는 수식뒤에 감춰져 있는 미국과 미국인의 썩은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쳤다. 이 책은 말하자면 동경과 환멸이 뒤섞인 한국인의 미국 콤플렉스를 후련히 씻어줄 대 미국 '자주선언'이다. 세계 유일의 강대국으로 이 땅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이해야말로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의 전제가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으며 '모래시계 세대'의 기죽지 않는 '문화적인 당당함'이야말로 21세기초 한국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생각된다. '아메리칸 드림'속에 숨어있는 철저한 백인중심의 계급적 구조와 미국사회의 비민주성, 인종차별, 인디언 학살의 역사, 근거없는 우월의식과 피해의식등을 낱낱이 고발하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본업인 전문직 종사에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 사회에 참여하는 것이 가능하도록 우리 사회도 이제는 다양한 개인적 차원의 사회발언을 수용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식인들의 현실 회피와 침묵은 더이상 미덕이 아니다"

김현아 지음 ★ 중앙M&B ★ 7,000원 ★ 2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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