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다스동아일보[동아일보매거진:주간동아 205호]

■정보 과학 체질따라 주식 투자도 다르다

요즘처럼 주가가 하루에도 20~30포인트 이상 곤두박질칠 때면 심장은 그 몇배로 철렁 내려앉는 것 같다. 똑같은 돈으로 주식에 투자를 하는데 왜 나만 손해보는 걸까. 왜 나만 꼭 상투를 잡는 걸까. 내가 산 주식의 전광판은 빨간불이 고장난 것이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에 한숨만 푹푹 쉬는 사람은 자신이 과연 주식체질인지를 연구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무(東武) 이제마선생은 1894년에 ‘동의수세보원’을 통해 “인간은 선천적으로 받은 오장육부의 허실과 희로애락의 성정이 작용하여 생리현상을 이룬다”며 체질에 맞는 음식과 양생법까지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이제마선생이 정리한 인간의 네가지 체질, 즉 태양 태음 소양 소음인의 특징은 요즘 성인들의 최대 재테크 수단인 주식투자 과정에서도 뚜렷하게 눈에 띈다.

회사원 K씨(38). 평소 침착하고 계획적이며 맡은 일은 빈틈없이 처리하고 윗사람의 비위도 잘 맞추는 편이다. 그러나 내성적이고 소심하며 결단력이 부족한 데다, 과민하고 질투도 심한 편.

주식이 조금만 오르면 금새 떼돈을 번 것처럼 좋아하다가 조금만 내리면 종목선택이 잘못된 것인지, 나만 모르는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닌지 안절부절 못하는 형이다. 주식을 팔 때도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막상 팔고 나서도 매일 시세표만 들여다본다.

소음인-안절부절, 소양인-속전속결 K씨는 소음인이다. 신장기능이 강하고 비`-`위장기능이 약하여(腎大脾小) 소화기능이 좋지 않고 어깨 부위가 좁고 굽으며 엉덩이 부위가 큰 특징을 가진다.

역시 직장인 L씨(37). 판단력은 빠르나 계획성이 없고 꼼꼼히 마무리하는 재주가 없는 편이다. 솔직담백하여 마음 속에 있는 것은 다 털어놓고 꾸밈새를 싫어하여 이해타산에 변절하지 않는다. 성질이 급하여 무슨 일이든 빨리 시작하고 끝내기 때문에 실수가 많고 쉽게 싫증내는 편이다.

그는 소양인 체질이다. 비장기능이 강하고 신장기능이 약하여(脾大腎小) 소화력은 좋은 편이지만 엉덩이 부위가 상체의 어깨 부위에 비해 좁은 편.

이런 체질의 주인공이 주식투자를 하면, 언제 샀다가 언제 팔았는지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하고 손해 보더라도 남의 이야기하듯 매우 태연하여 이익에 관심이 없는 듯해 보인다. 도대체 왜 주식투자를 하는지 모를 정도다. 이런 체질의 사람들은 항상 계획성을 가지고 일을 추진하고, 한번 더 생각하고 주위와 의논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개인사업가인 K씨(40). 평소 체구가 크고 말수도 적어 포용심이 있으며 남의 얘기를 끝까지 듣는 인내력이 있고, 비교적 보수적이며 지구력이 있어 기업가 기질이 강하다.

간기능이 강하고 폐기능이 약하며(肝大肺小) 평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잔기침을 많이 하는 편이나 술에는 아주 강한 면이 있어 폭음하는 체질. 태음인 체질인 그는 주식투자도 소리소문 없이 하기 때문에 부화뇌동하지 않고 은근과 끈기를 가지고 밀어붙이므로 반드시 성공의 기회를 잡는다. 그러나 잘못된 것인 줄 알면서도 밀고 나가려는 우둔성이 있으니 지나친 욕심과 편협됨, 고집스러움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태양인은 사실 1만명에 1, 2명 꼴로 그리 많지 않다. 나폴레옹 같은 ‘영웅 체질’로 일컫는데 남을 공격하기 좋아하고 자존심이 강하며 창의력이 뛰어나지만 계획성이 작고 후퇴를 모르는 성격이다. 폐기능이 강하고 간기능이 약한 신체적 특징을 지닌다(肺大肝小). 이런 사람이 주식을 투자하게 되면 한쪽으로 몰아 집중투자를 할 수 있다. 또 후퇴를 모르므로, 떼돈을 벌거나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크다(문의 02-699-9633).

김대성/ 김대성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