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때 ‘사화 트라우마’… 지금은 ‘탄핵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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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도발, 심심한 평화보다는 치열한 전쟁이 낫다
장강명의 ‘한국이 싫어서’가 영화로 돌아왔다. 소설로 나온 2015년엔 헬조선 담론이 나라를 주름잡고 있었다. 주인공 계나는 호주로 이민가면서 이랬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헬조선이란 유행어는 지금 없다. 헬조선병(病) 뜯어고쳐 선진 대한민국으로 도약하라. 2016년 1월 1일자 동아일보 사설 제목이다. ‘대한 늬우스’를 보는 듯한가. 하지만 진심이었다(그때 논설실에 있었기에 잘 안다). 안타깝게도 헬조선병 고치는 대신 ‘한국 비하 신조어’를 비난했던 대통령은 2017년 초 탄핵으로 물러났다. 2015년 1.24였던 합계출산율은 2023년 0.72로 뚝 떨어진 상태다. 2017년 크리스틴 라가르드 당시 IMF총재는 한국의 극단적 저출산을 ‘집단자살’이라고 했던가(그땐 1.05로 지금보다 훨씬 높았다). 그래서 제목을 ‘헬조선에서 킬조선’이라고 한 거다. 죄송하다. 추석을 앞두고 무시무시하게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열흘만인 2022년 3월 20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는 조선 총독 때부터 100년 이상 사용해 온 제왕적 권력의 상징”이라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국정브리핑, 세 번째 기자회견이 열렸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대통령이 있는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인적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해도 좋다. 청와대가 제왕적 대통령을 만드는 게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정브리핑과 기자회견은 6월 국정브리핑, 5월 기자회견과 놀랍게 흡사했다.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는 첫 국정브리핑처럼 이번 브리핑도 홀로 장밋빛이다. 경제도, 의료개혁도 차질 없이 펄펄 날고
‘입법독재’란 말이 이렇게 실감날 줄 몰랐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이 이렇게 절실할 줄 몰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일제 식민 지배를 미화하거나 친일행위를 찬양한 사람은 공직을 맡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만들겠대서 하는 말이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20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현재 정책위원회가 이런 내용의 법안을 성안중이며 곧 당론화 과정에도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고 훼손하는 행위도 엄격히 금지하고 처벌하도록 법제화할 것이라고 했다. 아니 그럼, 식민 지배(미화)가 옳단
나는 ‘아빠 찬스’라는 말이 싫다. 특히 고위공직자 인사 검증과 관련해선 절대 쓰면 안 될 용어라고 본다. ‘아빠’라는 유아적 단어에다 TV퀴즈에 나오는 ‘찬스’를 붙여 귀엽고 가볍고 심지어 웃기는 느낌을 줌으로써 문제의 심각성과 중대성, 정치사회적 폭발성을 뭉개는 치명적 맹점이 있어서다. 이숙연 신임 대법관이 6일 윤석열 대통령의 임명 재가를 받자 대부분의 언론은 ‘아빠 찬스’ 논란 끝에 이숙연 대법관이 임명됐다고 보도했다. 20대인 그의 딸은 용산 재개발지역에 7억 원 대 빌라 보유자다. 7년 전 제 돈 달랑 300만 원에 아버지한테 증여받은 돈 900만 원을 더해 아버지가 골라준 주식을 샀다가 6년 만에 아버지한테 되팔아 4억 가까운 돈을 벌었다. 여기에 또 아버지한테 증여받은 돈을 더해 빌라를 샀다는 것이다. 그 딸은 좋겠다. 아빠가 돈도 많고 능력도 많아서. 사실 ‘아빠 찬스’처럼 단 넉자로 그사세(그들만이 사는 세상)의 끔찍한 자식사랑, 알음알음 배타적으로 벌어지는
내놓고 말하기 창피하지만 학교 때 제일 못한 과목이 체육이었다. 그 시절 체육선생님들은 왜 그리 무섭게만 굴었는지. 중1 때 처음 체육복 입고 운동장에 나선 순간부터 줄 똑바로 못 섰다고 욕설과 체벌 세례를 받은 것이 내가 기억하는 체육시간의 거의 전부다(여학생의 체육에 대한 부정적 태도 형성은 주로 중학교 시절에 이뤄지며 여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체육교사라는 2002년 논문도 발견했다!). 당연히 운동의 의미와 스포츠의 재미를 모르고 살았다. 직접 하는 것은 물론(논설실에서 단체 등산을 가면 나는 산 아래 카페에서 독서하는 척 기다리고 있었다) 남이 하는 걸 보는 것도 안 좋아했다(세상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축구다. 장정 스무 명이 공 하나 차겠다고 한 시간 반씩이나 뛰어다니다니^^).그런데 뒤늦게 올림픽에 빠졌다. 경기는 여전히 잘 모르겠고 경기 기사가 훨씬 재미있다. 우리 선수들이 어쩌면 그리 말도, 행동도 당당하고 시크한지, 어릴 때 선진국 선수한테 느꼈
일련의 ‘김 여사 문자 사태’를 눈이 빠지게 들여다보았다. 20년 전 TV사극 ‘여인천하’를 다시 보는 기분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논란이 뜨거웠던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감히 김 여사의 문자를 읽씹 했고, 그래서 김 여사가 디올백 관련 사과를 못 했으며, 그 여파로 여당이 총선에서 대패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라를 들었다 놨다 할 일인가.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의 10일 등장은 드라마틱한 반전이었다. 4·10총선 직후 김 여사가 전화를 걸어와 57분간 통화했다며 페이스북에 이렇게 밝힌 거다. “(김 여사는) 대국민 사과를 거부한 책임은 전적으로 자신에게 있으며, 그 그릇된 결정은 주변 사람들의 강권에 따른 것이라고 했는데, 두 달 사이에 그 동네의 말이 180도로 확 바뀐 겁니다. 사과를 못 한 게 한동훈 때문이라고…. 그러니 어이가 없죠.”그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생각해보니 이중 코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 시대를 관통하는 명언을 남겼다. 2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와 관련해 “저는 오랫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태도가 리더십이다’라고 하는 것을 너무나 절실하게 느꼈다”는 것이다. 채 상병 1주기가 다가온다. 여당의 청문회 보이콧은 결코 잘한 일이라곤 할 수 없다. 원통한 젊은 죽음의 진상 규명을 위해서라도 법제사법위원회 정청래 위원장과 위원들의 문제 접근 태도는 중요했다. 우 의장도 “그런 점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부분들이 있다”며 “좀 더 겸손해야 된다”고 지적했던 거다.●국회법대로? 천만의 말씀이다물론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나는 법사위를 법대로 진행했다”며 국회법을 강조했다. 페이스북에 국회법 제 145조 (회의의 질서 유지)도 적어놓았다. 하지만 이 법 ②항은 위원장의 경고나 제지 조치를 따르지 않는 ‘의원’에 대해 위원장은 발언을 금지하거나 퇴장시킬 수 있다고 돼 있다. ‘증인’까지 퇴장시켜도 된다는 조항은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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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가 더 섹시하다(굿인포메이션)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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