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때 ‘사화 트라우마’… 지금은 ‘탄핵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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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도발, 심심한 평화보다는 치열한 전쟁이 낫다
무기한 단식투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페북에 썼다.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가 망가지고 있다. 군부독재의 군홧발이 사라진 자리를 검사 독재의 서슬 퍼런 칼날이 대신하고 있다”고. 현 정부가 다 잘한다고 쉴드 치진 않겠다. 그러나 이재명 자신이 피로 민주주의를 쟁취한 것처럼 단식투쟁 벌이는 건 기이한 일이다.그는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에 기여한 게 없다. 자서전 ‘이재명은 합니다’(2017년)에서도 중앙대 법대 시절(1982~86년) 운동권 친구의 권유에 “이런 건 부잣집 애들이 좀 하면 안 되냐”며 사법고시로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물론 영달의 꿈을 버리지 못했던 나약함과 기회주의적 요소가 있었던 점도 인정한다’고, 뜻밖의 솔직함까지 드러냈다. ‘검사 독재’를 백 사람이 비판한대도 이재명이 언급하면 ‘이해충돌’이다. 기소된 사건도, 앞으로 수사를 받을 사안도 수두룩해서다. 물론 당 대표 아니라 잡범도 단식투쟁을 할 순 있다. 단, 구속될까 겁나 민주주의를 끌어들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말은 참 잘한다. 24일 일본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방류를 하루 앞두고 그는 “일본 핵 오염수 방류는 제2의태평양 전쟁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25일엔 “무책임한 윤석열 정권의 행태를 국민과 역사는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역사는 일본 정부와 기시다 내각을 반인류적 오염수 테러를 자행한 환경전범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이재명의 말이 틀림없다면, 태평양 전쟁을 겪은 다른 나라들도 분연히 맞서야 마땅하다. 일본 후쿠시마 수산물도 절대 안 먹어야 한다. 정말 그런지 궁금해 구글 뉴스로 외신을 뒤져보았다. 우리나라가 일본과 가깝지만 후쿠시마는 일본 동쪽 해안 쪽에 있다. 일본이 진짜로 제2의 태평양 전쟁을 도발했다면, ‘오염수 핵폭탄’은 후쿠시마 해저터널로 방류돼 구로시오 해류를 만나 북태평양으로 흘러가선 미국 알래스카주, 캘리포니아주, 그리고 태평양 국가에서 먼저 터질 수밖에 없다. 오염수가 태평양을 한바퀴 돌아 우리나라 해역까지 되돌아
12일 막을 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는 긴 트라우마로 남을 것 같다. 세상에, 영국 청소년들이 폭염보다 화장실이 더 끔찍하다고 사흘 만에 캠핑장을 뛰쳐나가다니.매트 하이드 영국 스카우트대장이 BBC방송에 대고 “수천 수만 명이 쓰는 화장실을 규칙적으로 치우지 않는다고 전에도, 중간에도, 수없이 조직위에 얘기했는데, 해결하겠다고 약속하고도 그대로여서 실망했다”고 한 것도 한국의 수준으로 기억될지 모른다.대통령이 주요국가 7개국(G7) 회의에 초대됐다고 우리나라가 선진국인 듯 잘난 척 할 일이 아니었다. 화장실보다 더 치명적인 것이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고, 세계적 행사엔 위원장이 많을수록 좋다고 믿었는지 그 조직위원장을 다섯 명이나 앉히는 인사였으며, 그러고도 할 일을 못한 무책임한 태도였다. 그래서 화장실보다 부끄러운 국제 망신 사태가 일어났던 것이다.● “전임 정부 탓” 지긋지긋하다새만금 잼버리 주무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의 국립현충원 안장 기록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친일파)’라는 문구가 삭제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을 앞두고 이뤄진, 늦었지만 당연한, 기구한 역사가 불러온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그는 나라를 지켜냈을 뿐 아니라 휴전회담에 한국 측 대표로 참여했던 초기 멤버였다. 70년이 지난 지금이야 우리가 체제 경쟁의 승자임이 너무나 명백하지만 그때는 회담의 승기(勝機)를 잡는다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상대는 우리와 사고가 판이하게 다른 공산주의자들이서다.보통사람에게 협상이라 함은, 서로 소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윈-윈 게임이다. 공산당은 다르다. 총성 없는 전쟁일 뿐이다. 오죽 애간장이 탔으면 유엔대표단 협상 단장 터너 조이 제독(1895~1956)이 유언 같은 저서 ‘공산주의자는 어떻게 협상하는가?’를 내놓고 1년 만에 세상을 떠났겠나.● 공산당과의 협상에선 ‘힘’만이 해결책백선엽도 회고록 ‘조국이 없으면 나도 없다’(2010년)에서 그때
지난 12일 칼럼 <이종찬의 ‘원년 1919년’ vs 김영호의 ‘건국은 혁명’>이 나간 당일, 이종찬 광복회장의 아들인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가 반론을 제기해왔다. 전부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교수의 견해도 독자와 함께 경청하고 싶어 원고로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이 교수의 원고를 기다리던 중 14일 이종찬 광복회장의 편지가 날아오는 바람에 먼저 실렸으나 나의 ‘도발’이 좋은 공론의 장을 열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다고 본다(독자님들의 단순 악플 아닌 진지한 견해는 환영합니다^^). ‘김순덕의 도발’에 부자(父子)가 반론에 나선 보기 드문 사례가 될 듯하다. 편지 형식으로 원고를 보내준 이 교수께 감사드린다.김순덕 대기자께7월 12일자 <이종찬의 ‘원년 1919년’ vs 김영호의 ‘건국은 혁명’> 칼럼에 대해 제가 반론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이종찬 광복회장(경칭 생략)께서 보내신 반론이 이미 게재되었기에 제가 굳이 반론을 써야 할 필
지난번 내가 자행한 ‘도발’에 대해 이종찬 광복회장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종찬의 ‘1919년 원년’vs 김영호의 ‘건국은 혁명’> 칼럼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나는 독자들의 험악한 댓글을 볼 때마다 ‘에고 나가 죽으란 소린가…’ 싶으면서도 내 월급 속엔 악플을 감수하는 값도 포함됐다고 믿고 산다(물론 배우는 점도 적지 않다). 이 회장의 글에 전부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독자와 함께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듯 해 필자의 동의를 얻어 소개하기로 했다. 애정어린(?) 비판을 보내준 이 회장께 감사드린다.(아래는 이종찬 광복회장이 보내온 글과 사진 전문입니다. 네모 속 내용은 지난 칼럼에서 인용한 부분입니다.)존경하는 김순덕 대기자 선생대한민국 원년문제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가져주셔서 특별히 존경합니다.쓰신 글을 읽어보니 약간 오해가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글을 보냅니다.적극 응원한다. 하지만 취임사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바로 다음 이어진 문장은
이종찬 신임 광복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절친 이철우 연세대 로스쿨 교수의 부친이다.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그가 5월 말 당선된 직후 윤 대통령이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국가의 정체성만 바로 서면 나라가 정상화된다”는 구절을 공개하며 이종찬은 국가정체성 회복을 광복회 비전으로 들고 나왔다. 적극 응원한다. 하지만 취임사 “국가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한다” 바로 다음 이어진 문장은 난해하다. “대한민국의 원년은 1919년이다. 바로 그 독립정신으로, 대한민국은 원조받던 국가 중 유일하게 원조하는 국가로 성공했다”며 “이 사실을 우리는 당당하게 자랑해야 한다”고 썼다. 그럼 우리 국가 정체성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독립정신이라는 말씀? 이종찬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1867~1932)의 손자이고 초대 부통령을 지낸 이시영 선생(1869~1953)의 종손자다. 1919년 세운 임정을 높이 평가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국가의 ‘가장 중요한 원로단체’를 자임한 광복회의 회장이 국가정체성
23일 세상을 떠난 ‘분단시대’의 원로 사학자 강만길은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편안하신지 모르겠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왜곡된 역사의식으로 북한을 비호하며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닌 반국가 세력을 비난해서다. 그 ‘왜곡된 역사의식’을 불어넣은 원조가 고(故) 강만길 고려대 명예교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교수님은 역사의 진보에 대한 굳은 신념으로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했다”고 트위터로 강만길을 추모했다. 늘 그랬듯, 온화한 거죽만 보면 뭐가 문제인지 모를 수 있다. 강만길이 대체 뭘 가르쳤기에 윤 대통령이 그런 말까지 했는지는 ‘촛불행동’이라는 단체가 쓴 추모글을 보면 안다.“선생님은 ‘민족해방운동’의 뿌리를 깊이 탐구하시고 분단이 존재하는 한 민족해방의 과업은 끝나지 않았음을 절절하게 강조해오셨습니다.” 심지어 촛불행동은 “외세의 간섭에서 벗어나 분단체제를 종식시키며 진정한 민주주의와 민족자주독립을 완성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는 방사능 테러다!’ 더불어민주당 회의실엔 이런 백드롭이 걸려 있다. 국민의힘은 ‘괴담·선동=공공의 적’ 백드롭으로 맞서더니 최근 ‘의회 정치 복원’으로 바꿔 달았다. 13일 야당 의원들이 ‘원전오염수 해양방류에 따른 피해 어업인 지원 및 해양환경 복원 등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자 15일 김기현 국힘 대표는 “민주당발 선전선동을 세금으로 메우려 한다”며 이번엔 말로 맞받았다.그들은 재미날지 몰라도 보는 국민은 지겹고 불안하다. 그렇게 중요한 일이면 여야가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야지 공방을 벌일 일인가. 그러라고 국민은 피 같은 혈세로 의원 1인당 세비를 연(年) 1억5500만 원씩이나 주고 있는 거다.우리나라 의원들은 만날 싸움질이다. 당신네 당이 죽어야 우리 당이 산다는 식이어서 협력하는 꼴을 보인 적이 없다. 민간인도 그 모습을 보며 같이 댓글로 투쟁한다. 이런 온 국민의 ‘정치적 양극화’로 더불어 행복해지면 얼마나 좋겠나.● 대통령선거가 나의 행복을
진실은 다면적이다. 글로 먹고사는 기자가 이렇게 쓰면 참 밥 먹고 살기 힘들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모른 척하려고 무진 애를 썼는데, 그것도 쉽지 않다. 취재한 사실을 안 쓰고는 못 견디는 직업병 같은 것이 기자들한테는 있다.서론이 길어 죄송한데,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 베트남 관광지 다낭에서 자동차로 30분쯤 가면 꽝남성 하미마을 위령비가 있다. 전쟁, 특히 내전을 겪은 나라 치고 가슴 아프지 않은 죽음이 어디 있으랴만 하미마을 참사는 우리 군과 관련돼 더 남의 일 같지 않다. 그러나 최근 쏟아진 이 위령비의 연꽃문양 관련 기사는 꼭 진실이랄 수 없어 마음이 무겁다.한국 정부가 덮은 ‘베트남 하미마을 비문’ 살려냅시다(한겨레신문 5월 12일자)“…(중략) 뒷면에 학살극을 담은 위령시를 새겼으나 (참전) 군인들이 부대 이름을 빼달라고 하자 주민들이 아예 대리석으로 덮어버렸다.” (경향신문 5월 26일자)● 한국은 그런 압력 가하지 않았다그렇지 않다. 노파심에 강조하자면 나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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