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때 ‘사화 트라우마’… 지금은 ‘탄핵 트라우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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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는 도발, 심심한 평화보다는 치열한 전쟁이 낫다
“취임하고 매일 보다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들한테 농담을 다 했다. 2일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 마당에서 대통령실 참모진과 기자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 깜짝 등장해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을 언급하며 “그런데 나는 살이 찌더라고” 했다.대통령이 한때 애착했던 도어스테핑은 ‘날리면 파문’ 끝에 작년 11월 허무하게 폐지됐다. 인터뷰도 해외 언론하고만 하기에 난 윤 대통령이 국내 언론은 보지도 않는 줄 알았다(신년 인터뷰는 따로 언급하겠음). 그런데 “지금도 습관이 돼서 꼭두새벽 눈을 떠 언론 기사 스크린을 한다”고 말했단다.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여러분과 그냥 이렇게 맥주나 한잔하면서 얘기하는 기자 간담회면 모르겠는데, 무슨 성과 가지고 자료를 쫙 주고서 잘난 척하는 그런 행사는 국민들 앞에 예의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맞는 말씀이다. 기자들이 맥주 못 마셔 걸신들린 것도 아닌데 이런 식으로 퉁치고 넘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또 구설수에 휘말렸다. 이번엔 백범 김구에 관해서다. 야당은 물론이고 사방에서 “백범을 폄훼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같은 당 의원들도 국민 상식과 괴리된 망언이라고 쌍지팡이를 짚고 나섰다.그러나 구소련 붕괴 뒤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그 상식과 다르다면 어쩔 것인가. 태영호는 좌파세력이 은밀하게, 음흉하게 진행해온 ‘역사전쟁’을 지적했다. 대한민국 초대 대통령에 대해선 함부로 말하면서 백범엔 말도 못하는 현실은 온당한가. 그런데도 웰빙당 국힘은 그저 공격당하는 게 무서워 지킬 걸 못 지키고 있다면?● 바쁜 독자를 위해 요약하면…노파심에 백범의 애국심에 경의를 표하고 시작하겠다. 글이 길면 냅다 맨 끝으로 내려갈 독자를 위해 3개항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① 태영호는 KBS ‘역사저널 그날’을 언급하며 “김일성은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막고 공산정권을 세우기 위해 김구 선생을 이용한 것”이라고 월간조선 5월호 인터뷰에서 말했다.② 1월 22일 방영된 ‘한국사
꼭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이 공개돼 나라가 발칵 뒤집힌 적이 있다. 2012년 대선 과정 중 논란이 됐던 ‘노무현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문제가 가라앉지 않자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이 2013년 6월 24일 회의록 전문을 전격 공개했던 거다.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정상회담 회담록은 30년 지정기록물로 분류돼 있다. 당시 초미의 국민적 관심은 고인이 생전에 대통령으로서 김정일에게 과연 NLL 포기 발언을 했는지 여부였다. 회담에 배석했던 이들은 그런 적 없다고 일제히 부인하고 나섰다. 하지만 어찌 아는가. 대화록은 30년 후에야 공개되는데? ● 본질은 대화록 실종 아닌 대통령 발언발단은 2012년 10월 통일부 국정감사였다. 노 전 대통령이 2007년 김정일과 정상회담에서 NLL 때문에 골치 아프다, 남측은 앞으로 NLL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며 남북이 공동어로 활동을 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거라고 말했다고 새누리당 정
정치는 말(言)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통령감으로 전 국민에게 각인시킨 것도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말 한마디였다.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해 2013년 10월 국감에서 나온 불후의 명언이다.일제 강제동원 해법에 대해서도 이 정도 발언은 나올 줄 알았다. 윤 대통령이 진정 고뇌 끝에 내린 결단이었다면 말이다. 아니었다(기억에 남는 발언이라면 ‘미로에 갇힌 대통령’ 정도?) . 대통령은 21일 국무회의 자리에서 읽은 5792자 분량의 원고는 국무위원 교육용이라면 몰라도 국민 설득용으로는 형식과 내용 모두 실망스러웠다. ● 일본신문 인터뷰보단 친절했어야나는 지난번 ‘도발’에서 정부의 제3자 변제 방식이 현재로선 최선이라고 썼던 사람이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피해자들에게, 그리고 국민에게도 좀 더 마음을 썼으면 좋겠다고 썼다. 하지만 이런 식은 아니었다.한일 정상회담 뒤에도 비판 여론이 꺼지지 않자 대통령이 직접 설명에 나선 건 좋다. 방일 전에 했더라면 좋았겠지만, 늦더라도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한(恨)서린 경험은 들을 때마다 아프고 죄스럽다. 국민학교 때 반장이었던 양금덕 할머니(94)는 중학교에 보내준다는 일본인 교장 말에 속아 일본에 건너가 미쓰비시 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서 일했다. 월급은커녕 사과도 못 받은 것이 원통해 1990년대부터 일본서 소송을 냈지만 줄줄이 패소했다. 내 나라에선 다르겠지 싶어 할머니는 우리 사법부에 소송을 냈을 것이다. 2012년 대법원 김능환 대법관이 ‘건국하는 심정으로’ 일본기업에 손해배상 의무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고 2018년 10월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그러나 이 판결은 한일관계뿐 아니라 국가 미래를 흔들 수도 있는 원폭이었다. 여기서 판결자체를 따지진 않겠다(끝도 없다). 다만 분명한 건, 전임 문재인 정부는 그 여파를 방치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해결책을 모색했다는 사실이다. ● “외교와 안보책임은 대통령에 있다” 대통령은 분명 고뇌했을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수행해야 할 외교와 안보, 국방
2022년 미국 미리엄 웹스터 사전이 뽑은 ‘올해의 단어’가 가스라이팅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가스라이팅했다(선거사기라는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는 식으로 정치, 미디어에서 주로 쓰이면서 검색량이 전년도에 비해 17배나 폭증해서다. 가스라이팅이란 말이 1938년 초연된 연극 ‘가스등’(1944년 영화로도 나왔다)에서 나왔다는 건 많이 알려져 있다. 본래 의미는 ‘오랜 심리적 조작으로 피해자의 판단력을 잃게 함으로써 가해자한테 의존하게 만드는 행위’지만 요즘 미국 정치판에선 사적 이익을 위한 거짓말, 대(對)국민 사기를 심플하게 가스라이팅이라고 한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쏟아낸 가짜뉴스를 모아 ‘가스라이팅 아메리카’라는 책까지 나왔겠나. ● 트럼프와 이재명은 닮은 꼴 희생양?“법치를 빙자한, 법치의 탈을 쓴 사법사냥이 일상이 돼 가고 있는 폭력의 시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23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윤석열 정부를 비
지난주 이 자리에 ‘노무현은 “당정분리 재검토” 작심토로 했었다’고 썼다가 목매달 뻔했다. 댓글 수위가 북한 김여정의 “삶은 소대가리…”저리가라였다. 그래도 친윤 쪽에선 반색을 한 모양이다. 윤핵관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당정이 하나 돼 같은 목소리를 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정당정치의 책임정치가 무엇인지 논쟁으로 승화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도발한 의도가 바로 그거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3월 10일 대통령 당선 바로 다음 날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의 사무와 정치에 관여할 수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래놓곤 집권당 당 대표 선출에 노골적으로 관여하는 모습을 여러 번 들켰다.정치인에게는 설명의 의무가 있다. 정 관여하려면 들키지 말든가, 자기 말을 뒤집으려면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그래서 차라리 당헌당규를 개정해 대통령이 당당하고 투명하게 당 대표를 겸임하는 게 낫다는 게 내 주장이었다. ● 누구를 위한 당정분리
새로운 팩트를 알게 되면 생각과 주장도 달라져야 한다. 나는 ‘당정 분리’가 민주적 원칙 또는 상식이고 따라서 대통령이 당 대표까지 좌지우지하는 것은 반(反)민주인줄 알았다. 그래서 작년 9월 ‘차라리 대통령이 여당 Chong Jae 겸임하시라’고 칼럼도 썼다. ▶[김순덕 칼럼]차라리 대통령이 여당 Chong Jae 겸임하시라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0831/115246267/1참여정부 출범 때 당정분리를 최초로 도입한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2007년 “당정분리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작심 발언했다는 걸 난 최근에야 알았다(이런…). 그렇다면 당정분리 명분으로 대통령의 당 총재 겸임을 금지한 것도 재검토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어 급히 정당개혁과 민주주의 관련 자료를 뒤졌다. ● 바쁘신 분들을 위해 요약하면…결론은 역설적이고 착잡하다. 바쁜 분들을 위해 전체 흐름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당정분리 실패를
엄마들의 로망은 딸과 친구 같은 엄마가 되는 거다. 딸들은 그렇지 않다. 친구 많은 그들은 성모마리아 같은 엄마를 원하지, 엄마와 친구처럼 놀기를 원치 않는다. 내 딸도 그랬다. 설을 끼고 딸과 휴가를 갔는데(그래서 도발을 2주 제꼈답니다^^;) 갑자기 “엄마는 왜 늘 ‘아니’ 하고 말을 시작해?” 하는 것이었다.“아니, 내가 언제?”… 했다가 나도 놀랐다. 열두 살 때도 내게 테러를 감행해 날 충격에 빠뜨리더니 이번엔 한국인에게 ‘아니’로 말을 시작하는 부정적 버릇이 있다는 충격 발언으로 에미를 단박에 아다다로 만들었다.그러고 보니 옛날 코미디언 임희춘이 “아니, 그게 아니구요” 했던 게 생각난다. 아니 나는 부정적으로 말한 것도 아니었다. 사전에는 ‘아니’에 부정이나 반대의 뜻도 있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에 쓰여 강조의 의미로 쓰이는 어법도 나와 있다. 아니 사실은, 아니 근데, 아니 내 말은, 아니 그게, 아니 있잖아…영어로 말하면 By the way! 아니, 라는 말을 안 하려
‘…더 중요한 것은, 이런 초한전(超限戰)을 중공만 하고 있겠느냐는 점이다. 공산독재정권 중에서도 가장 악랄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중공에서 배운 초한전을 우리에게 펼치고 있는지 주시할 때다.’ 작년 말 중국의 해외 비밀경찰서를 놓고 쓴 ‘도발’을 이렇게 마무리하면서(악마는 싸우지 않고 이긴다. 중국 비밀경찰서처럼) 나는 생각했다.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에서 자유세계를 대상으로 펼치는 공작이 이제야 드러났다. 그럼 북한 통전부는 ‘자기네 밥’ 같은 남한을 놓고 놀고만 있겠나? 아니나 다를까. 전임 문재인 정권 때는 꼭꼭 숨어있던 사건들이 마구 쏟아져 나온다. 북한의 지령을 받고 ‘민중자주통일전위’를 만든 경남 창원의 부부 반정부단체 활동가, 북한 공작원과 접선 뒤 진보정당과 농민단체 등을 포섭해 ‘ㅎㄱㅎ’(조국통일 한길을 수행하는 한길회)을 조직한 진보정당 전직 간부 등이 국가정보원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다. ● 문재인 복심도 간첩 사건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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