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순덕의 도발]아수라 백작과 화천대유

    아수라 백작과 화천대유

    김성수 감독의 ‘아수라’를 왓차에서 뒤늦게 찾아봤다. 성남시 대장동 개발 의혹을 놓고 꼭 ‘아수라’를 보는 기분이라던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주자 말대로, 영화는 “요즘 재개발 열풍에 한몫 챙기려 서로 물고 뜯고 아주 난리가 났다”는 정우성의 독백으로 시작한다.무대는 분당 부근 가공의 소도시 안남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던 안남시장이 항소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설치는 장면부터 어디서 본 듯하다. 영어 제목인 ‘Asura: The City of Madness’도 madness를 우리말로 하면 분노, ‘성나다’의 명사형 ‘성남’ 아닌가.● 만일 실제와 같더라도 이는 우연일 뿐물론 감독은 2016년 영화에서 모든 게 모두 허구라고 밝혔다. 그러나 영화 속 안남 시장이 ‘천당 위에 분당, 분당 위에 안남’이라며 재개발을 역설하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뉴타운 설명회장에서 안남을 부자동네로 만들겠다면서 시장은 청중에게 묻는다. “무슨 동네요?” “부자동네!” 청중이 소리치자 안남시장은

    • 2021-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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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9·11, 세상의 끝에서 부르는 이름

    9·11, 세상의 끝에서 부르는 이름

    9·11테러는 내 인생도 바꿔놓았다. 20년 전 그날, 나는 맨해튼에서 기차로 두 시간 거리인 스토니브룩 뉴욕주립대에 있었다. 그날따라 오전 9시 강의에 늦게 도착한 교수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It‘s War!” 한번 기자는 영원한 기자다. 방문연구학자로 미국 연수를 온 상태였지만 내 머리에 떠오른 생각은 하나뿐이었다. 나는 기사를 써야 한다! 다음 날, 마침 생일을 맞은 6학년 딸을 혼자 집에 두고 나는 맨해튼으로 갔다. “폼페이 최후의 날이 이랬을까. 자본주의를 상징했던 빌딩의 잔해는 참혹했다. 110층 타워를 지탱하던 강철은 롤러코스터의 레일처럼 휘어져 있다. … 연기 속에서 구조대원들은 마스크도 벗어던진 채 생존자를 한 명이라도 더 찾기 위해 열심이었다. …”(2001년 9월 14일 동아일보) ● 기자로서 일생일대의 행운, 9·11테러기자들은 알겠지만 큰 사건을 만난다는 건 일종의 행운이다. 특히 미국 연수 전까지 생활부 편집부 문화부에서만 일했던 나는 한계를 시험해 볼 기회조차

    • 2021-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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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여도 야도 싫다…제3세력은 성공할까

    여도 야도 싫다…제3세력은 성공할까

    못 살겠다 갈아보자, 싶다. 하지만 여(與)도 야(野)도 싫다. 젊은 대표가 나오면 달라질까 했는데 국민의힘 하는 꼴 보니 정권교체도 물 건너간 것 같다. ‘증말’ 저렇게 밖에 못한단 말인가. 이런 국민을 겨냥한 대선 주자가 나왔다. “지금 여·야 정당의 경선과 후보들 간의 논쟁을 지켜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우리 살림은 생사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는데 미래준비는 턱없이 부족한데도 정치권은 권력쟁취만을 위해 싸우고 있지 않습니까.”8일 대선 출마 선언문을 발표한 김동연이다. 문재인 정부 첫 경제부총리를 지낸 그는 “보수는 의지가 부족하고 진보는 능력이 부족하다고들 하지만 진보와 보수 모두 의지도, 능력도 부족하다”고 기득권 정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조직도, 돈도, 세력도 없지만 정치판의 기존 세력과 맞서는 스타트업을 시작한다”는 출사표다. ● 김동연이 내세운 ‘마크롱 전략’ 그러나 정치스타트업도 기존 정치문법을 완전 무시할 순 없는 모양이다. 유튜브 채널로 출마선언문을 발표한

    •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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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패륜적 태도 역시 ‘정권 대물림’인가

    패륜적 태도 역시 ‘정권 대물림’인가

    사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한 원로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향해 “약 80세 정도가 그런 (적정한 수명)한도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발언한 정철승 변호사와 그의 SNS. 정 변호사는 현재 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법률대리인을 맡고 있다. 이것도 대물림인가 싶다. 사회의 어른을 공격하는 그들의 태도 말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유족 측 변호인 정철승은 철학자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에 대해 “100세를 넘긴 근래부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발언들을 작심하고 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래서 오래 사는 것이 위험하다는 옛말이 생겨난 것일 게다”라고 1일 페이스북에 썼다. ‘뉴스공장’의 김어준도 가만있지 않았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101세가 된 우리나라 명예교수가 ‘일본과 아시아의 향후 50년은 일본의 선택에 따라 향방이 달라질 것이고, 한국은 자유가 없어져 북한이나 중국처럼 되면 인간애도 파괴될 것이기에 정권교체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같은 날 첫 방송 멘트를 날렸다. ‘그

    • 2021-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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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언론중재법도 ‘위헌 운명’ 따라갈 텐가

    언론중재법도 ‘위헌 운명’ 따라갈 텐가

    꼭 15년 전 동아·조선이 동시에 청와대 취재 거부를 당한 적이 있다. 2006년 7월 28일 동아일보에 ‘세금 내기 아까운 약탈정부’ 칼럼이, 조선일보 1면엔 ‘계륵 대통령’이라는 홍준호 선임기자(현 대표이사 부사장)의 분석기사가 실린 날이었다. 청와대홍보수석은 이날 공개 브리핑에서 “조선일보는 국가 원수를 먹는 음식에 비유했고 동아일보는 대한민국을 약탈정부로 명명했다”며 “인내의 한계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격렬히 비난했다. 당연히 두 신문은 가만있지 않았다. 다음 날 동아일보는 1면과 4면에 비판기사를 내보냈고, 7월 31일자엔 ‘국민의 알권리 빼앗는 청와대의 취재 거부’라는 사설로 “청와대는 즉각 위헌적인 취재 거부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조선도 해외 사례까지 들어 대응한 건 물론이다. ● 문 정권과 비교하면 참여정부는 양반…그 약탈정부 칼럼을 쓴 사람이 바로 이 몸이다. 논설위원실에 입성한 지 4년 차, 그때만 해도 젊었던 나는 ‘나 때문에 회사가 해코지당하면 어쩌지…’

    • 2021-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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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김경수는 왜 “문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했을까

    김경수는 왜 “문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했을까

    2017년 대선 여론을 조작한 죄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6일 오후 수감 됐다. 그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와 통화에서 “대통령을 부탁드린다. 잘 지켜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이 발끈했다는 건 시사하는 바 간단치 않다. 먼저 단순한 해석. 대선주자 지지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낙연 측 최인호 의원은 마치 어명을 받들었다는 듯 24일 SNS로 이 사실을 공개했다. 문심(文心)이 친문 적자(嫡子) 김경수를 통해 이낙연으로 이어졌음을 대깨문들에게 공식화한 거다. 이낙연은 23일 경남도청을 찾아간 자리에서 위로차 김경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제가 버티는 건 잘 버티지 않나” 하면서 “대통령님을 잘 부탁한다”고 먼저 입을 뗀 쪽은 김경수였다. 그러자 이낙연이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통령을 잘 모시겠다. 잘 지켜드리겠다”고 화답했다“는 것이다. ● 문심은 친문 적자를 통해 이낙연으로?최인호는 ”이렇게 김경수, 이낙연, 문재인 그리고 당원들은 하나가 됐다“고 신

    • 202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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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문 정권의 거짓말, 백신뿐이던가

    문 정권의 거짓말, 백신뿐이던가

    이건 사기다! 12~17일까지라던 55~59세 모더나 백신 접종 예약이 14시간 만에 종치자 나는 혼자 부르짖었다. 1962~66년생 인구가 352만4000명이다(나도 여기 해당된다). 당연히 모더나 352만4000만 명분을 확보해놓고 예약 받을 줄 알았다. 이 당연한 상식을 문재인 정부는 사정없이 깨버린 것이다. ● 국민이 분노하는 건 거짓말 때문12일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도권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방역을 짧고 굵게 끝내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엄숙하게 선언했다. 낯이 좀 간지럽지는 않았는지 궁금하다. 예약에 성공한 절반의 50대 후반이 백신을 맞는다 해도 7월말이나 돼야 가능하다. 26일까지 2주간 아무리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도 4차 대유행을 잠재울 순 없다는 얘기다. 김부겸 총리가 14일 오후 8시부터 접종 예약을 재개한다고 밝히긴 했다. “도입 물량에 차질이 생긴 것이 결코 아니고 행정 준비에서 사려 깊지 못한 점이 있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문 정권은 아직도 뭐가 잘못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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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중국공산당 100년과 더불어민주당 ‘100년 집권론’

    중국공산당 100년과 더불어민주당 ‘100년 집권론’

    7월 1일 오늘은 중국공산당(중공) 창당 100주년이다. 대한민국 건국을 놓고도 우리는 1919년이 100주년이네, 아니네 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남의 나라, 그것도 건국도 아닌 집권당의 창당 100주년을 놓고 경사 났네 할 일인지 잠깐 고민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신년 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전화로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경하(慶賀)를 했다. 2020년 10월 시진핑이 “중국 인민지원군이 정의의 기치를 높이 들고 북한 인민과 군인들과 함께 싸웠다”며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의 승리는 정의의 승리이자 평화의 승리”라는 우리가 듣기엔 염장 지르는 말을 했는데도 말이다 (중국 헌법상 중국 군대는 국가의 군대 아닌 공산당의 군대다. 중국이 ‘참전’했다는 빌미를 안 주려고 인민‘지원군’의 탈을 썼다는 건 세상이 다 아는 얘기다). ● 건국 이래 일당독재, 축하할 일인가‘색깔 빼고’(분명히 강조했다) 순전히 당(黨)만 보면, 중공은 더불어민주당

    • 2021-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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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文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진짜 이유

    文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진짜 이유

    영국서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마친 뒤 문재인 대통령 부부는 오스트리아와 스페인을 방문했다. 두 나라를 찾아갈 무슨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태평성대 시절이면 또 모른다. 코로나19에다 백신 부족사태 때문에 국민은 옴쭉 달싹도 못해 스트레스가 하늘을 찌른다. 믿고 싶진 않지만 김정숙 여사한테 벨베데레궁 국빈 만찬 같은 마지막 선물을 안겨주기 위해 기획한 건 아닌지, 몹시 궁금했다. 그 이유를 뒤늦게 알게 됐다. 바로 문 대통령이 15일 2박 3일간의 오스트리아 국빈방문을 끝내고(유럽의 소국치고는 일반인 단체관광으로도 매우 긴 기간이다)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서다. ● 좌우연립정부로 완전한 통일국가를? “오스트리아는 2차 세계대전 패전국이었지만 좌우를 포괄한 성공적인 연립정부 구성으로 승전국들의 신뢰를 얻었습니다. 이후 10년의 분할 통치 끝에 완전한 통일국가를 이뤘습니다. 지금도 이념을 초월한 대연정으로 안정적인 정치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끝났으면 오스트리아에

    • 2021-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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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순덕의 도발]“국가채무 속이지 않았다”는 文정권, 못 믿겠다

    “국가채무 속이지 않았다”는 文정권, 못 믿겠다

    지난번 ‘국가채무비율까지 국민 속일 텐가’ 칼럼이 나간 다음 날, 기획재정부 재정혁신국장이 전화를 걸어왔다. 팩트가 잘못됐다는 거다. 논평은 자유라 해도 팩트는 신성한 법이다. 어떤 부분이 잘못됐는지 자료를 보내주면 고쳐 쓰겠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밤 11시26분에 기재부 사무관이 정말 자료를 보내왔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이렇게 열심히 일하다니, 감동이었다(그 시간에 정부부채를 줄이는 데 힘썼다면 더욱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 자료를 그대로 받아쓰는 건 기자(대기만 하는 대기자^^)가 할 일이 아니다. 건설적 논쟁은 나라경제는 물론 도발의 발전과 지적 자극에도 도움이 된다. 다시 살펴본 국가채무의 진실은 다음과 같다. ● 국가채무비율, 국제기준과 다른 건 맞다‘국가채무비율까지 국민 속일 텐가’라는 제목부터 잘못됐다는 게 기재부 주장이다. “정확히 국제기준에 따라 국가채무비율(D2)을 산출하고 있고, 결단코 국민 속이는 일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번 칼럼에서 나는 “국제통

    • 2021-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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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덕 대기자는

  • 학력

    • 1984년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 졸업

    • 2001년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방송과(석사)

    • 2005년

      고려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최고위과정(수료)

  • 주요 경력

    • 1983년

      동아일보 편집국 입사

      문화부 생활부 이슈부 차장

    • 2002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

    • 2007년

      편집국 부국장

    • 2012년

      논설위원실 논설위원(국장급)

    • 2013년

      논설위원실장

    • 2016년

      논설주간(상무)

    • 2018년

      대기자(전무)

  • 저서 및 상훈

    • 2003년

      마녀가 더 섹시하다(굿인포메이션) 출간

    • 2005년

      제14회 대한언론상 논설부문 (대한언론인회)

    • 2006년

      제15회 최은희여기자상

    • 2007년

      글로벌리스트(민음사) 출간 이화언론인상

    • 2009년

      한국참언론인대상 문화부문 (한국언론인연합회)

    • 2011년

      제5회 삼성언론상(논평·비평)

    • 2013년

      제16회 효령상 언론부문 (사단법인 청권사)

    • 2014년

      제26회 중앙언론문화상 신문출판 부문 (중앙대학교)

    • 2021년

      위암 장지연상